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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내가 소비한 만원과 세금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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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햄버거를 먹으러 친구와 함께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 갔다. 오랜만에 먹는 햄버거라 주문을 하면서도 그 목소리는 흥분되었다. 아마 요즘 다이어트 하느라 고칼로리 음식을 먹지 못해 생긴 그런 금단 현상이었던 같다. 친구 것과 함께 계산하고 나니, 만원 정도가 나왔다. 햄버거가 비싼 건지 아니면 우리가 많이 샀는지 아무튼 우리는 입을 크게 벌려 햄버거를 다 먹어치웠다.

 

햄버거를 먹으니 역시 배가 불렀다. 배가 얼마나 부르던지 한동안 그대로 앉아 있어야 했다. 앉아서 친구와 대화를 나눴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말의 주제가 햄버거의 가격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우리가 지불한 만원은 어디로 갈까. 당연히 지금은 카운터 계산대에 고스란히 쌓여 있겠지만, 곧 회사 은행 계좌로 들어갈 것이다. 물론, 우리들은 이 돈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현금 강도들처럼 중간에 낚아채려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 그 돈의 흐름을 알면 우리 나라 경제 흐름까지도 자신의 손금 들여다 보듯 쉽게 알 수 있고, 우리는 지금 그것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내가 쓴 만원의 흐름과 경제 시스템

 

내가 햄버거를 사면서 지불한 만원은 위에서 말했듯이 지금 계산대 안에 다른 돈들과 함께 들어 있다. 햄버거를 팔 때마다 이 현금은 쌓이게 된다. 이 현금의 대부분은 회사의 이익으로 남고, 나머지 중 또 일부가 직원들의 월급으로 빠져 나간다. 즉, 회사는 그 이익을 다시 사업을 하기 위한 재료비, 렌트비, 전기, 물 등 유틸리티 등의 사업 비용으로 쓰고, 순이익을 남겨둔 후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다. 직원들은 이 월급을 받고 생활비로 쓴다.

 

월급은 직원들에게 있어 가장 큰 현금 창출 요인이다. , 이 월급은 대부분 생활비로 쓰인다. 만약 생활비의 일부를 사용하여 슈퍼마켓에서 음식을 샀다고 하자. 그러면, 현금은 다시 슈퍼마켓으로 흘러간다. , 이 현금은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월급이 된다. 그리고, 그 월급은 슈퍼마켓 직원들의 생활비로 다시 쓰인다.

 

만약 그 슈퍼마켓 직원이 그 월급 중 일부를 사용해 담배를 샀다고 하자. 현금은 다시 담배회사로 들어간다. 그런데, 담배를 하루에 1갑씩 피우니 몸이 안 좋아져서 병원에 갔다. 치료비를 내고, 약국에서 약도 사 먹었다. , 담배를 끊기 위해 금연약도 하나 사가지고 왔다. 다시 현금은 병원과 약국 그리고 제약사로 흘러간다.

 

내가 쓴 만원은 이렇게 내가 안면도 없는 사람들에 의해 멀리 퍼지게 된다. 마치 거미줄처럼 뒤섞여 매매, 결제로 인한 현금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내가 처음에 쓴 만원의 가치는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거래 당사자들에게는 작은 가치가 되지만, 이런 작은 가치가 거미줄처럼 촘촘히 모여 우리 나라 경제 시스템을 지탱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이 거미줄이 튼튼하고 끊어지지 않아야 우리 나라 경제를 제대로 지탱할 수 있다.

 

세금으로 모든 돈의 흐름을 감시하려는 정부

 

정부는 세금을 걷는다. 그럼 위에서 예로 든 만원의 흐름에서 정부는 세금을 얼마나 걷었을까. 물론, 정확히 계산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보면 어디서 세금을 걷었는지는 대강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내가 만원을 지불하는 동시에 나는 정부에 세금을 냈다. 부가가치세라는 명목으로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동시에 정부로 흘러간 것이다. , 내가 지불한 돈으로 수익을 얻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도 법인세를 낸다. 법인세는 사업 비용, 이자비용을 제하고 내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내가 낸 만원에 대한 세금 계산이 많이 복잡해진다. 게다가, 정부는 월급 받는 직원들에게서 또 소득세를 떼어간다. 만약 4대 보험까지 들고 있다면 세금은 아니지만 보험료도 빠져나갔을 것이다.

 

패스트푸드 직원이 월급을 가지고 슈퍼마켓에서 음식을 샀다고 하면 또 부가가치세를 내고, 슈퍼마켓도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처럼 법인세를 낸다. 슈퍼마켓 직원도 똑같이 소득세 그리고 담배를 샀다면 담배세를 정부에 따로 냈을 것이다. 약도 살 때마다 부가가치세 그리고 약국도 소득세를 낸다.

 

위의 과정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거미줄의 현금 흐름 관계에서 안면도 없는 어떤 사람은 술을 샀을지도 모른다. 술을 샀다면 당연히 주세를 내야 한다. , 어떤 사람은 자기 자가용에 기름이 떨어져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어야 할 것이다. 당연히, 기름세를 내야 할 것이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서만 편하게 살고 있다고 해도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수도, 전기, 난방, 가스 모두 세금이란 이름으로 매달 혹은 분기별로 붙는다. 심지어, 가치 있는 내 물건을 남에게 넘길 때 혹은 내가 죽어서 자식들에게 돈을 물려주려고 해도 양도세 그리고 상속세 형식으로 세금을 낸다.

 

이렇게 내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 지불한 만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총칭하는 소비에는 항상 세금이 따른다. 마치 정부는 우리가 돈을 주고 음식, 물건, 서비스를 살 때마다 그림자처럼 그 옆에 바짝 붙어 다니면서 세금을 떼어 가는 것과 같다. 마치 저승사자가 죽을 것 같은 사람 옆에 붙어서 죽을 때마다 영혼을 거둬 가는 것처럼 한치의 오차도 허용 없이 행해지고 있다.


혹은 지갑을 여는 동시에 세금이 자동적으로 빠져 나가게 하는 보이지 않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것과 같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지갑을 꼭꼭 닫아 소비를 하지 않아도 세금은 빠져나간다. 만약 돈을 쓰기 싫어 은행에 예금해 두어도 금융 소득세, 이자세 형식으로 떼어가는게 정부다. 어떻게 보면, 돈을 쓰거나 말거나 상관 없이 돈만 있으면 세금으로 가져가려는 것이 정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 참으로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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