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의 아가씨는 예뻐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우리 나라에는 이런 가사의 노래가 있다. 귀에 쏙 들어오는 이 노래는 우리 나라 모든 사람이 알고 있을 만큼 아주 대중적이다. 문제는, 이 노래는 전국의 꽃집 아가씨가 예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꽃집의 아가씨는 예쁘기도 했다. 일부 꽃집에서는 꽃을 더 많이 팔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예쁜 직원을 두었던 것이다. 하지만, 꽃집의 아가씨가 예쁘다는 것은 허구 혹은 거짓이다. 오히려, 꽃집의 아가씨는 예쁘지 않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으며, 이것은 꽃집이라는 장소의 특수성 때문에 더욱 그렇다.
보통, 꽃집에는 아침마다 싱싱한 꽃이 배달된다. 어쩌면, 꽃집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직접 새벽 시장에 가서 꽃을 받아올 수 있다. 당연히, 도매로 사는 것이기 때문에 부피는 물론 무게도 나간다. 그리고, 꽃과 함께 화분 안에 든 화초도 구매해야 한다. 당연히 엄청나게 무겁다. 이런 꽃과 화초를 나르는데, 꽃집 아가씨가 예쁘다고 하는 것보다 차라리 꽃집의 아가씨는 팔뚝이 두껍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물론, 꽃 도매상에 직접 가서 꽃을 사지 않는 단순 아르바이트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이라도 무거운 것을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화초를 구매하는 손님을 도와주기 위해 조금이라도 무거운 화초를 날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꽃을 전시하거나 화초의 위치를 조금이라도 바꾸려고 해도 순간 근력이 필요하다. 꼭 팔뚝이 두껍지는 않더라도, 팔뚝이 두꺼워야 꽃집에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꽃집의 아가씨가 예쁘다는 것은 단순히 꽃이 예쁘기 때문에 거기서 일하고 있는 아가씨도 예쁠 것이라는 인과적 오류를 범한 셈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일부 꽃집에만 방문해서 그 곳에서 일하는 예쁜 아가씨를 보았고, 이것을 통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했을 수도 있다. 또는, 위에서 언급한 노래가 너무나 유행한 나머지 사람들의 인식에 오래 남아 지금까지 꽃집의 아가씨는 예쁠 것이라는 고정관념까지 생긴지도 모르겠다. 어떻든 간에, 꽃집 아가씨가 예쁘다고 하는 것보다 차라리 힘이 세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사회 속 ‘꽃집 아가씨는 예쁘다’ 오류들
위에서 봤듯이, 꽃집 아가씨가 예쁘다는 것은 수많은 오류의 결정체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이런 오류는 아주 많다. 나는 이것을 ‘예쁜 꽃집 아가씨의 오류’라고 명명했다.
먼저, 중국집으로 한번 가보자. 중국집은 배달이 생명이다. 자장면과 짬뽕 혹은 탕수육을 시키면, 어김없이 현관문까지 오토바이로 배달이 온다. 그리고, 배달하는 사람은 종종 노랑색으로 머리를 염색했고, 귀고리는 만지면 아플 것 같이 뾰족하다. 게다가, 반팔을 입고 왔는데 문신까지 살며시 보인다. 우리들은 이런 모습이 중국집 배달원의 표준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인 것이다. 결국, 이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인해 사람들은 지금 중국집 배달원들 모두 '잘 놀 것 같은' 사람만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예쁜 꽃집 아가씨의 오류’를 범한 셈이다. 용돈이 별로 없다면, 서울대 다니는 사람도 중국집 배달을 할 수 있으며, 요즘은 여자들도 문신을 하는 시대다. 즉, 그것은 겉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의 착각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칭 타칭 주식 전문가를 한번 보자. 인터넷 및 TV 매체는 주식 전문가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의 상담을 전화상 혹은 인터넷상으로 받고 조언을 해주고 있다. 말끔하게 차려 입은 정장에 그럴듯한 말로 정말 그럴듯해 보이는 설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겉으로 보는 것과 반대로 주식 전문가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말끔하게 차려 입은 옷으로 전문가적 용모를 갖췄지만, 이들이 사라고 추천하는 주식들도 종종 하락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 사람들 말만 듣고 주식을 구매한 사람은 손해볼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렇게 주식이 떨어질 경우 이들의 전문가적 기질이 제대로 드러난다. 화려한 말로 사람들을 현혹하여 자신의 잘못이 아닌 시장이 움직여주지 않았다고 핑계를 대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좋은 옷차림으로 주식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착각을 심어주고 있다. 꽃집 아가씨가 예쁘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TV에 정장 입고 나와 주식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현란한 말로 설명하는 사람들을 주식 전문가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물론, 최종 주식 투자 결정은 개인의 몫이라며 이들은 그 책임도 교묘하게 피하고 있다.
또, 명품 가방을 좋아하는 여자들을 보고 착각을 할 수도 있다. 명품 가방의 가격은 어마어마하다. 특히, 물건을 넣어 다니는 것의 단순한 기능으로 봤을 때, 그 가격은 심히 부풀려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은 명품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여자들을 보고 이런 착각을 한다. 간혹, 사치를 좋아하고, 허영에 빠진 여자들이 명품 가방을 가지고 다닌다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나도 물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긴 했다. 하지만, 이것은 오해가 될 수 있고 착각일 가능성도 있다. 꽃집의 아가씨가 모두 예쁘지 않은 것처럼, 명품 가방을 좋아하는 여자가 모두 허영심 혹은 사치와 관계가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그런 여자들이 많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만나서 대화하지 않고 겉모습만 가지고 판단하면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명품 가방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번에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외제차를 예로 들어보자. 외제차도 당연히 국산차들보다 비싸다. 동급인데, 그 비용은 천만원에서 2천만원까지 차이난다. 물론, 더 차이 나는 것도 많다. 문제는,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모두 부자라고 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도 착각일 뿐이다.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돈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닌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이다. 가령, 시운전 중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 차를 잠깐 빌린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내 친구는 아버지 자동차 신형 그랜져를 끌고 나와 거짓으로 외제차 딜러에게 자동차를 바꿀 것이라고 하면서 강남에 있는 외제차를 모두 시운전했다. 이렇듯, 우리가 길거리에서 보는 외제차를 탄 사람 모두 부자는 아닌 것이다. 또, 종종 외제차는 있지만, 기름값 등 유지비가 많이 들어 운전을 못하고 팔았다는 사람도 뉴스에서 볼 수 있느니, 이들을 보고 괜히 ‘예쁜 꽃집 아가씨의 오류’에 미리 빠질 필요는 없다.
이런 오류는 일상 생활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지만, 마지막으로 한가지 오류만 더 짚어 보겠다. 바로, 대기업에 취업해서 일하는 사람들의 착각이다. 누구나 다 알 법한 대기업에 처음 취업 성공을 하면, 모두 각종 기대에 가득차 있다. 가령, 대기업에서 원하는 인재가 되길 원하고, 열심히 일해 회사를 위해 자기 한 몸 불사르겠다는 남다른 의지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2년이 지나 이들의 10년 뒤 자신의 위치를 예상해보라는 설문조사에서 무려 45%가 창업이라고 답했다. 과장, 부장 혹은 임원을 꿈꾸는 사람은 11%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여행,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을 꼽았다. 즉, 처음 대기업에 들어 갔을 때의 그 의지는 온데간데 없고, 이제 10년 뒤면 직장인들은 어떻게 하면 대기업에서 효과적으로 빠져나올 궁리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는 ‘예쁜 꽃집 아가씨의 오류’가 크다. 누구나 대기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대기업에서 일하면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대기업이면 당연히 중소기업보다 연봉이 더 높을 것이고,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게 되리라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꽃집 아가씨가 모두 예쁘지 않고 팔뚝만 두꺼운 것처럼,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모두 즐겁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현실은 자기 생활이 너무 없고 스트레스만 쌓인다. 또, 대기업에 맞는 인재는 따로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대기업에서 잘 적응해서 무난히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이다. 간혹 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을 보고, 자신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와 같다.
꽃집의 아가씨는 정말 예쁠까. 이제 고정관념을 깨고, 지금부터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말, 인식, 행동들에 의문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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